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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태크이야기/부동산

[3편] 무지랭이 시절 신혼집 이야기

by dblisher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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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은 6개월 남았지만,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 고민만 100번 째

 

더는 버티는 게 의미 없다고 느꼈습니다

신축이라는 말만 믿고 들어온 빌라에서의 생활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적 스트레스를 쌓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층간소음, 옆집과의 벽간소음, 예상치 못한 누수와 하자들,
그리고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집주인.

신혼의 낭만은커녕,
삶의 질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는 고민 끝에,
계약 만기를 6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집주인과의 첫 연락, 생각보다 담담한 반응

막연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사를 먼저 이야기하면 집주인이 기분 나빠하진 않을지,
혹은 집 상태를 트집 잡지는 않을지.

하지만 실제로 연락을 해보니,
생각보다 너무도 담담한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500만 원 올려서 부동산에 내놓으세요.”

 

 

그게 전부였습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미 여러 채를 보유한 임대인으로서의 익숙한 대응이었죠.

 

 

집을 ‘팔리는 집’으로 바꾸는 일상

우리는 곧바로 동네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고,
입주 조건은 우리가 계약했던 전세금에 500만 원을 추가한 금액으로 설정됐습니다.

이때부터의 일상은,
집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 출근 중일 때도 방문이 가능하도록 협조
  • 가구 배치나 인테리어를 최대한 보기 좋게 정리
  • 실내 냄새, 조명, 청결 상태까지 신경 쓰며 관리

맞벌이였던 우리는 바쁜 와중에도
다음 세입자가 집에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 느린 계약

하지만 보여주는 횟수에 비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 "입지가 마음에 안 들어요"
  • "좀 작네요"
  • "차라리 조금 더 주고 다른 데를 가겠어요"

등 다양한 이유로 계약은 지연됐고,
우리는 3개월이 넘도록
10곳이 넘는 부동산에 집 열쇠를 공유한 채,
누가 봐도 ‘빈집 같은 집’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 상황이 씁쓸했지만,
빠르게 나가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습니다.

 

 

결국, 만기 즈음 성사된 계약

시간이 흐르고 전세계약 만기가 다가올 즈음,
드디어 한 부동산에서 연락이 옵니다.

 

“세입자분이 계약 의사가 있으시대요.”

 

 

우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계약이 체결되던 날,
처음 이 집에 들어올 때의 설렘보다는
떠난다는 현실에 더 큰 안도감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전세로 들어가 살던 첫 신혼집.
문제는 구조나 입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하게 대응해줄 사람도, 구조도 없었다는 점,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보호받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른 채 살아야 한다는 불안
무엇보다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 경험은 단순히 집 하나 잘못 고른 문제가 아니라,
주거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 Dblish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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